애로우헤드, 첫 FCS 치료제 ‘리뎀프로’ 美 승인…siRNA 기반 중성지방 80%↓
- 글로벌 3상 PALISADE서 위약 대비 뚜렷한 효과…급성 췌장염 발생도 감소 - TRiM 플랫폼 적용 첫 FDA 승인 신약…3개월 간격 자가 투여 가능 - 혁신치료제·패스트트랙·희귀의약품 등 다중 지정…연내 미국 출시 예정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미국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Arrowhead Pharmaceuticals, 이하 애로우헤드)가 희귀질환인 ‘가족성지단백혈증(FCS)’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추는 작은 간섭RNA(siRNA) 치료제인 ‘리뎀프로(REDEMPLO, 성분 플로자시란)’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리뎀프로는 유전적으로 확진되거나 임상적으로 진단받은 FC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이자 유일한 FDA 승인 신약으로, 회사의 첫 상업화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애로우헤드는 18일(현지시간) FDA가 리뎀프로를 성인 FCS 환자의 중성지방 감소용 보조요법(adjunct to diet)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리뎀프로는 3개월에 1번 피하주사(SC)로 자가 투여할 수 있는 siRNA 기반 치료제로, 기존 옵션이 제한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FCS는 미국에서 약 6500명이 앓는 희귀 중증 질환으로, 정상치 대비 10~100배에 달하는 심각한 고중성지방혈증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급성·재발성 췌장염 및 다양한 장기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리뎀프로, 임상3상 연구서 중성지방 80% 감소
이번 FDA 승인은 글로벌 임상3상(PALISADE) 연구 결과에 기반했다. PALISADE는 유전적 또는 임상적으로 진단된 성인 FCS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무작위 배정·이중 맹검·위약 대조 시험으로, 총 75명이 18개국 39개 기관에서 리뎀프로 25㎎·50㎎ 또는 위약을 3개월 간격으로 투여받았다.
해당 임상 결과, 리뎀프로 25㎎ 투여군은 기저치 대비 중성지방 중앙값이 80%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17% 감소하는데 그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리뎀프로는 1차 평가변수와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모두 달성했으며, APOC3 억제와 급성 췌장염 발생 감소 등 임상적 이점도 확인됐다.
리뎀프로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고혈당, 두통, 오심, 주사부위 반응 등이었다. 이는 전체 환자의 10% 이상에서 발생했고, 위약군보다 최소 5%p(포인트) 이상 더 높은 빈도로 보고됐다. 미국 허가정보에는 금기나 경고, 주의사항이 기재돼 있지 않아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애로우헤드는 이 약물이 3개월마다 피하주사로 자가 투여할 수 있어 진료 접근성이 제한된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리뎀프로, RNAi 플랫폼 ‘TRiM’ 기반 최초 FDA 승인 신약
리뎀프로는 간에서 중성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아포지단백 C-III(apoC-III)’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중성지방을 장기간 낮추는 siRNA 기반의 치료제다. FCS 환자에서 나타나는 극단적 고중성지방혈증의 주요 병리 기전을 직접 겨냥한다. 애로우헤드의 핵심 리보핵산 간섭(RNAi) 플랫폼인 ‘트림(TRiM)’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FDA 승인 신약이기도 하다.
회사는 “TRiM 플랫폼이 7개 이상의 세포 유형을 표적화할 수 있으며, 단일 분자로 두 유전자를 동시에 침묵(silence)시키는 ‘듀얼 타깃’ 접근도 가능해 향후 적용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O·환자단체 “리뎀프로 美 승인은 전환점…환자 삶 바꾸는 승인”
크리스토퍼 안잘론(Christopher Anzalone) 애로우헤드 최고경영자(CEO)는 “리뎀프로는 수년간 치료옵션 부재로 고통받아온 FCS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며 “이번 승인으로 TRiM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이 입증됐으며, 앞으로 더 많은 중증 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단체 역시 승인을 환영했다. 린지 서튼 브라이언(Lindsey Sutton Bryan) FCS재단 공동 대표는 “FCS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오랜 기간 의료계와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며 “환자 경험을 반영해 개발된 이번 치료제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희망을 제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뎀프로는 FDA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패스트트랙(Fast Track),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을 받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애로우헤드는 환자의 약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 지원 등을 포함한 ‘Rely On REDEMPLO’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뎀프로는 올해 말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