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지속 전달로 병변 40% 감소…신경·혈관 재생 확인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한인보 신경외과 교수와 이기범 미국 럿거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외상성 뇌손상(TBI)’의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새로운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저산소 조건에서 배양한 줄기세포 유래 세포외소포체(EV)를 생체직교형 하이드로젤(BIOGEL)에 담아 손상 부위에 지속 전달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관련 연구는 재생의학 저널인 ‘어드벤스드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외상성 뇌손상은 1차 손상 이후에도 신경염증, 혈관 기능 이상, 신경세포 소실 등 2차 손상이 진행돼 운동·기억·인지 저하를 유발한다. 수술·약물 치료로 염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근본 치료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에서 분화한 신경전구세포(NPC)에 저산소 유도제(DFO)를 처리해 뇌 손상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만들고,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마이크로RNA-9(miRNA-9) 등이 풍부한 EV를 생산했다. EV는 조직 회복 효과가 알려져 있지만, 단독 투여 시 유지 시간이 짧고 전달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EV와 젤라틴 기반 하이드로젤(BIOGEL)을 함께 손상 부위에 주입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하이드로젤은 뇌 조직과 유사한 탄성을 지녀 EV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그 결과 병변 크기가 40% 이상 감소했으며, 신경세포 재생·축삭 재형성·혈관 재생과 염증 억제, 운동·인지 기능 회복이 관찰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인보 교수는 “저산소 유래 EV와 생체적합 하이드로젤을 결합한 방식은 외상성 뇌손상의 2차 손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라며 “향후 척수손상, 허혈성 뇌질환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