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미생물이라는 개념은 건강한 삶을 위해 미생물 생태계와의 관계를 회복하자는 제안에서 나온 것이다. 흔히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먹는 것이 곧 우리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무엇을 먹느냐는 단지 나의 영양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반려 미생물에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떤 식품을 즐겨 먹어야 반려 미생물과의 공존을 위한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을까.먼저 식이섬유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나 변비 개선 등에 좋다고만 알고 있지만, 실제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식
생물다양성의 감소나 멸종 위기에 대한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는 지구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생물 생태계를 다양하고 균형있게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려 미생물들이 우리 몸을 떠나게 만드는 습관들을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입으로 들어온 거의 모든 것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한다. 약물의 복용 또한 이에 해당한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항생제이다. 항생제의 목적은 병원균의 생존
똥을 주면 돈을 받는 곳이 있다. 미국에 있는 오픈바이옴(Openbiome)에서는 지원자의 분변을 기증 받는데, 엄격한 검사와 선별 절차를 거쳐 이를 통과하면 소정의 금액을 지급해준다. 이렇게 선발된 분변은 잘 보관하였다가 질병 치료나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제공한 똥의 극히 일부만 선발된다는 점이다. 특별하고 귀한 똥이 아닐 수 없다. 똥이 질병 치료에 사용되었다는 역사적인 기록들은 주로 중국이나 중동등 동양권 국가에 주로 남아있는데, 식중독이나 장염등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서양에서는 20세기 중반 대장염의 치료를 위
한때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화장품 광고 문구가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화장품을 피부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게도 양보해야 할 듯 하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피부에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이 피부 건강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부피와 무게 면에서 가장 큰 장기다. 보호, 체온조절, 면역, 배설 등 필수적인 생리 기능을 갖는 중요한 신체 부위다. 하지만 이보다는 아무래도 피부는 탄력, 주름, 여드름, 건조함 등 미용 부분에 더 큰 관심이 가는 경우가
장에는 실제로 유산균이 얼마나 존재할까. 소장과 대장의 환경이 다르므로 각각에 존재하는 유산균의 비율은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체 세균의 1% 미만이다. 분명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놀랄 만큼 적은 수치일 것이다. 장 내 미생물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훨씬 많고 다양한 다른 미생물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절대적인 주인공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최근 유산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와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확산이 주된 원인이라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는데도 누구는 죽다 살아날 정도로 고생을 하는 반면, 가벼운 설사 정도로 그치는 사람도 있다. 단지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장염에 취약한 사람들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 상태일 확률이 높다. 반대로 다양한 미생물로 균형이 잡혀 있는 장은 일반적으로 회복 탄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감염이 되더라도 덜 고생하고 회복이 빠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만성 염증이나 면역 과민 반응으로 고생할 확률이 높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면역’은 우리 몸 생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다. 근데 왜 하필이면 다른 데도 아닌 배가 아플까. 생각해보면 실제로 기분이 안 좋을 때 배가 아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장과 뇌는 거리 상 꽤나 떨어져 있어 서로 독립된 신체 부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이라 말하며, 심지어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뇌 관련 질환에 있어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치매(알츠하이머 병)는 고통이나 위중함을 떠나
쌍둥이인데 한쪽은 날씬하지만 다른 형제는 뚱뚱하다? 쌍둥이는 유전적으로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닮았지만 예외도 존재한다. 이유를 밝히고자 나선 연구자가 있다. 바로 쌍둥이들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한 제프리 고든(Jeffrey Gordon)이다. 그는 쌍둥이라도 비만 여부에 따라 장내 미생물 환경의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발표하였고 이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분야의 서막을 알린 기념비적인 연구로 기록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과연 비만의 원인인가, 아니면 결과인가. 이를 밝히기 위해 진행한 한
미국의 저명한 한 미생물학자는 제왕절개로 출산 한 딸의 몸에 엄마의 질 분비액을 발라준 일화로 유명하다. 자연분만의 경우 아기가 엄마의 산도를 통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질내 살고 있는 미생물들과 접촉하게 되지만 제왕절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처음 만나는 미생물들은 아기의 장내 미생물이 군집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자랐을 때 비만, 아토피, 천식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질내 미생물은 특별한가. 일반적으로 질내 살고 있는 균들 중 대부분은 우리에
최근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고 있지만, 우리가 평생 거부할 수 없는 ‘진짜 반려자’는 바로 미생물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다양한 미생물과 만나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포함한 고유한 미생물 군집을 형성해 살아간다.대부분 미생물은 병원균이 아니라 건강에 유익하며, 무균 상태에선 정상적 면역·신경 발달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연구로 확인됐다. 앞으로 홈페이지에서 저자 이희태 약사의 칼럼 연재를 통해 '반려미생물'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최근 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