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혈소판요법 병용 조건서 우월성 확인…FXIa 억제제 최초 임상3상 완주
- 1일 1회 경구 제형, 안전성 평가지표 충족…ISTH 기준 주요 출혈 증가 없어
- FDA 패스트트랙 지정…글로벌 허가 준비 본격화, 연 1200만명 뇌졸중 부담 부각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Bayer)의 1일 1회 투여 경구용(먹는) 활성형 제11응고인자(FXIa) 억제제 후보물질인 ‘아순덱시안(Asundexian)’이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및 고위험 일과성허혈발작(TIA)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3상(OCEANIC-STROKE)에서 허혈성 뇌졸중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아순덱시안은 FXIa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에도 주요 출혈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아 주요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특히 FXIa 억제제 가운데 최초로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뇌졸중 환자들이 기존 치료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임상3상 결과는 2차 예방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바이엘은 24일(현지시간) 이번 연구의 톱라인(Top-line) 결과를 발표하며, 항혈소판요법 병용 조건에서 아순덱시안 50㎎ 1일 1회 투여군이 위약 대비 허혈성 뇌졸중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각국 규제당국과 품목허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며, 세부 데이터는 향후 국제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OCEANIC-STROKE 연구는 전 세계 1만2300명 이상이 등록된 다국적,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대조 평행군(event-driven) 임상 연구다. 대상 환자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고위험 TIA 병력이 있는 성인으로, 모든 투여군은 항혈소판요법을 병용했다.
연구 결과, 아순덱시안 투여군은 위약 대비 허혈성 뇌졸중 재발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며 우월성을 입증했고,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FXIa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면서 ISTH 기준 주요 출혈 발생은 증가하지 않아 안전성 평가지표도 충족했다. 바이엘은 세부 데이터를 향후 국제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마이크 샤르마(Mike Sharma) 해밀턴헬스사이언스(Hamilton Health Sciences) 뇌졸중 프로그램 책임은 “재발성 뇌졸중은 첫 발병보다 사망률과 장애 발생 위험이 높다”며 “이번 결과는 2차 예방 치료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롬멜(Christian Rommel) 바이엘 연구개발(R&D) 총괄은 “FXIa 억제는 혈전 형성을 차단하면서 주요 출혈 위험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접근”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순덱시안은 병적 응고 형성에 관여하는 FXIa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혈전 생성 위험을 낮추면서도 생리적 지혈 기능에는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된 후보물질이다. FXIa는 혈액 응고 과정에서 활성화된 제11응고인자로, 병적 혈전 형성에는 관여하지만 생리적 지혈에서는 상대적으로 역할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2년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 예방 가능성을 고려해 아순덱시안에 ‘패스트트랙 지정’을 부여했으며, 현재까지 어느 국가에서도 승인되지 않았다. 바이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200만명이 뇌졸중을 겪고, 이 중 20~30%는 재발 사례로 보고된다. 뇌졸중 생존자의 약 20%가 5년 내 재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