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 1·2상서 ORR 71% 확인…완전반응 2명·부분반응 48명 기록
- 저분자 가역적 TKI로 HER2 엑손20·점돌연변이·변이형 EGFR까지 선택적 억제
- 확증 임상3상·panSOHO 임상2상 진행…중국선 혁신치료제 지정·NDA도 제출

출처 : 바이엘
출처 : 바이엘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Bayer)의 경구용(먹는)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표적항암제인 ‘히르누오(HYRNUO, 성분 세바버티닙)’에 대해 ‘가속승인’을 내렸다. 이번 승인으로 치료 대안이 거의 없던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추가됐다.

바이엘은 20일(현지시간) FDA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NSCLC 중 HER2 티로신 키나아제 활성 변이를 가진 성인 환자에서 이전 전신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히르누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우선심사(Priority Review)와 혁신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BTD)을 받은 경구용 가역적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제제로, 기존 치료옵션과 차별화되는 점이 특징이다.

FDA의 이번 가속승인은 진행성 HER2 변이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2상(SOHO-01)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해당 임상은 최소 1회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 가운데 HER2 활성 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HER2 표적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히르누오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완전반응(CR)은 2명, 부분반응(PR)은 48명이었다. 반응 지속기간(DOR)은 평가 가능 환자 50명을 기준으로 중앙값 약 9.2개월로 확인됐다.

안전성에서는 히르누오 치료 중단율이 3.7%로 낮게 나타났으며, 20% 이상에서 보고된 주요 이상반응은 △설사(87%) △발진(66%) △조갑주위염(33%) △구내염(29%) △오심(21%) 등이었다. 가역적 TKI 구조의 특성상 장기 독성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바이엘은 해당 연구 결과가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도 동시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가속승인은 초기 반응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향후 바이엘이 진행할 확증 임상3상에서 임상적 유효성이 검증돼야 지속 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히르누오는 HER2 엑손 20 삽입 변이뿐만 아니라, HER2 점돌연변이와 변이형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까지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저분자 가역적 TKI다. 이 약물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하버드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발굴됐다.

바이엘은 현재 진행 중인 확증 임상3상(SOHO-02)에서 히르누오의 1차 치료제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폐암 외 HER2 변이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panSOHO) 연구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히르누오에 대해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 7월 신약 허가 신청(NDA)도 제출한 상태다.

크리스티안 롬멜(Christian Rommel) 바이엘 R&D 총괄 사장은 “이번 승인은 HER2 변이 폐암 환자를 위한 정밀 표적치료 개발 방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더 나은 치료 성과와 생존 연장을 목표로 후속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NSCLC는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전체 폐암의 약 85%를 차지한다. 진단 시점에 이미 80% 이상이 진행·전이 단계에 이르는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또 HER2 변이는 드물지만, 기존 치료제에 대한 반응률과 효과 지속성이 낮아 치료적 미충족 수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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