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플라틴 불가 환자군 대상…수술 전·후 주술기 병용요법 첫 허가
- 임상3상서 EFS·OS·pCR 모두 우수…생존 지표 전반 개선 확인
- 알테오젠 'ALT-B4' 적용된 키트루다SC 미국·EU 모두에서 승인

키트루다 큐렉스 제품 사진 (출처 : MSD)
키트루다 큐렉스 제품 사진 (출처 : MSD)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MSD(미국 머크)는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근육 침투성 방광암(MIBC)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 펨브롤리주맙)’ 및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SC(Keytruda Qlex, 성분 펨브롤리주맙·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 상품명 키트루다 큐렉스)’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파드셉(Padcev, 성분 엔포투맙 베도틴-ejfv)’의 주술기(perioperative)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해당 환자군은 기존 근치적 방광절제술 외 치료 선택지가 없던 상황에서 정맥주사(IV) 또는 SC 방식으로 투약할 수 있는 첫 ‘PD-1 억제제+ADC’ 병용요법을 확보하게 됐다. MSD는 이를 통해 수술 전 신보조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을 연속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SC는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첫 승인을 받았고, 이달 19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서도 추가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접근성이 확대됐다. 키트루다SC에 적용된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알테오젠 개발코드명 ALT-B4)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알테오젠이 개발·제조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다. 이번 승인은 SC 제형 전환 플랫폼 확대 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3상(KEYNOTE-905 또는 EV-303) 연구는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거나 투여를 거부한 MIBC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신보조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을 포함한 주술기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 배정·다중군·오픈 라벨 시험이다. 총 344명의 환자가 등록돼 병용요법군 170명, 수술 단독군 174명으로 1:1 배정됐다.

병용요법군은 수술 전 21일 주기로 키트루다 200㎎(IV)과 엔포투맙 베도틴을 3회 투여받았다. 이후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한 뒤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 최대 14회, 엔포투맙 베도틴 최대 6회까지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요 평가변수는 사건 없는 생존기간(EFS)으로, 수술 불가, 불완전 절제, 국소·원격 재발, 사망 시점 중 먼저 도달한 사건까지의 기간을 측정했다. 전체 생존(OS)과 병리학적 완전반응률(pCR)은 부차적 평가지표로 분석됐다.

중간 추적 25.6개월 시점에서 EFS는 약 60% 향상됐으며, OS 역시 약 5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pCR 도달률은 57.1%로, 수술 단독군의 8.6% 대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KEYNOTE-905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불스테케(Christof Vulsteke) 겐트통합암센터(IKG) 센터장은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근육 침투성 방광암 환자들은 오랫동안 수술 외에는 진전된 치료 옵션을 보지 못했으며, 방광을 절제한 이후에도 높은 재발률과 불량한 예후에 직면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수술 전과 후에 적용되는 전신 치료 전략이 표준 수술 단독요법 대비 생존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첫 사례라는 점에서 해당 환자군의 충족되지 않은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MSD 글로벌 종양임상개발 총괄은 “이번 승인은 오랫동안 수술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정맥주사(IV)뿐만 아니라, 피하주사(SC) 방식으로도 면역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알테오젠은 지난 2020년 6월 MSD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의 ALT-B4에 대한 사용권을 MSD에 부여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2월에는 MSD와 펨브롤리주맙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계약의 일부를 조정, 키트루다SC와 관련한 추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및 로열티(경상 기술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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