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영 대웅제약 제제기술센터장, 마이크로니들·장기지속형 플랫폼 공개
- 2030년 3조원 매출 달성 위해 ‘비만’ 분야 육성
- 경구제 한계, 주사제 필요성 존재…‘편의성 제고’ 관건
- 정밀 주입 기술 적용된 패치제 임상1상 진입
- ‘큐어’ 플랫폼,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 대비 우수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대웅제약이 약물전달기술(DDS)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2030년 3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성장 모멘텀으로 ‘비만·대사’ 분야를 육성 중으로, 오는 2029년까지 개량신약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해 약 7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에는 경구제, 복합신약, 신규 타깃 바이오 신약 개발로 1조원 이상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관영 대웅제약 제제기술센터장은 25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산업 혁신포럼’에서 “그간 우리 회사는 비만 섹터에 대응하기 위해 수면 밑에서 상당한 작업들을 준비했고, 그 일환으로 플랫폼 기술 기반 제제들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마이크로니들’과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자체 신약 관점에서도 준비하는 것이 있어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이 비만 치료제 시장 대응 수단으로 ‘DDS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는 ‘투여 편의성’ 제고를 우선으로 뒀기 때문이다. 현재 상용화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치료제는 ‘주 1회’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로 투약 편의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많은 기업이 먹는(경구) 치료제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경구제 역시 복용을 잊기 쉽다는 점에서 순응도 저하 위험이 존재한다. 또 질환 중증도에 따라서는 결국 주사제가 필요한 상황도 발생한다.
대웅제약은 이런 점을 고려해 주사제의 ‘자유도’를 높여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마이크로니들 약물 전달 플랫폼인 ‘클로팜(CLOPAM)’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인 ‘큐어(CURE)’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가 클로팜을 적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동전만 한 크기 안에 약 100개의 바늘이 배열돼 있는 구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늘마다 동일하고 정확한 용량을 채워 넣는 기술인데, 회사는 반도체 공정 기반의 정밀 주입 기술을 적용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또 회사는 액상 약물을 바늘 형태로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취약성을 저온 안정화 공정 및 균일 건조 기술로 해소했다. 건조 과정에서 균열·파손이 발생하거나, 건조 온도가 높아지면 단백질·펩타이드의 구조가 쉽게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뒤따른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규제 측면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주사제로 볼 것인지, 패치제로 볼 것인지에 대한 분류 문제도 고려했다. 김 센터장은 “대웅제약은 플랫폼 설계 초기부터 이러한 규제 방향을 염두에 뒀고, 외부 온도 변화뿐만 아니라 미생물 오염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CMC(제조공정) 측면에서도 면밀한 검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규제기관은 마이크로니들 제조와 같은 복잡한 완제 공정을 거친 최종 제품이 오리지널의약품과 동일한 구조와 약물 특성을 유지하는지 엄격하게 본다”며 “이러한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동일성·품질·공정 검증을 포함한 CMC 패키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과 함께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후보물질인 ‘DWRX5003(개발코드명)’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패치형 비만 치료제가 임상에 진입한 건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다.
두 번째 플랫폼인 ‘큐어’는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대비 우수한 생체이용률, 안정성, 환자 순응도 등을 확보한 기술이다. 초기 버스트(burst) 현상을 억제하면서도 약물의 지속적인 방출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환자 스스로 손쉽게 투여할 수 있는 시린지 개발도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큐어 기술은 GLP-1 치료제뿐만 아니라, 이중·삼중작용제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이중·삼중작용제는 물리적 특성이 달라 고농축 제형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웅제약의 기술을 적용하면 약물 함량을 높이면서 1개월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최소 기능 제품(MVP)을 만들고, 개념증명(PoC)만 입증해도 투자받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이제는 환자와 의사가 실제로 지갑을 열 수 있는 ‘완성형 제품(Complete Product)’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대웅제약과 협력한다면 개발 일정을 크게 단축하는 한편 차별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